2014. 9. 19. 09:44ㆍ일반사진
산과 함께 암과 맞선 산 사나이, 산으로돌아가다故 김철우 전 부산산악연맹 회장
2014-09-15 [11:06:46] | 수정시간: 2014-09-15 [11:06:46] | 29면
부산 산악계의 거인이 스러졌다.전 대한산악연맹 부산연맹 회장인 김철우 부산시민등산아카데미 대표(전 부산일보 논설위원)가 지난 13일 오후 지병이 악화돼 별세했다. 향년 71세. 23년 간암 투병하며 산행 본보 논설위원 등 32년 재직등산아카데미 통해 후배 양성 등산 서적 6권 저술하기도
고인은 간암 투병 23년 동안 동료 산악인들도 깜짝 놀랄 만한 왕성한 활동을 펼쳐 인간 승리의 귀감으로 각인돼 왔다. 청천벽력같은 간암 진단이 내려진 건 지난 1992년. 간의 3분의 2를 잘라내야 했다. '5년 생존'이 통념이던 시절, 그는 좌절하지 않고 색전술과 절제수술을 거듭하면서 암덩이를 싸워 이겨냈다.백두대간 종주 3회, 낙동정맥과 낙남정맥 완주,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5,895m) 등 국내외 명산 1천600개 완등…. 투병 23년 동안 그가 보여준 불굴의 정신력 결과다. 김경섭 부산시민등산아카데미 교무는 "산을 위해서 태어났다고 해도 될 정도로 산을 사랑했다"고 회고했다. 고인이 설립하고 대표강사를 맡은 부산시민등산아카데미는 일반인의 등산 문화 형성에 끼친 공로가 지대하다. 지난 11년간 무료로 학교를 운영해 1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홍보성 대한산악연맹 부산연맹 회장은 "산악인들이 위험한 곳을 정복하는 기술 등반에 주력하고 있을 때 일반인에게 산을 대하는 자세, 즉 겸손을 가르치는 등산학교를 연 것은 선구자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고인은 안전하고 건전한 등산, 상식과 지식을 갖춘 등산, 자연과 하나 되는 등산문화를 보급하는데 큰 업적을 남겼다"고 설명했다.기자출신 답게 고인은 책을 많이 읽고, 글을 많이 쓰는 산악인으로도 유명했다. '산이 좋아라''산행노트' 등 6권의 저서를 펴냈고, 부산산악포럼 등에 보석같은 산행기를 남겼다. 또 작고 직전에는 평생 모은 등산 도서 800권을 부산시민등산아카데미에 기증했다. "아침마다 다가오는'오늘'앞에 나는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중략)… 어쨌든 60을 힘들게 넘겼고, 70을 또 넘겼다. 이제 80을 바라보고 살지 않으면 안된다. 암으로 얼룩진 내 인생에 희망의 꽃씨를 뿌리자."지난 5월 고인이 남긴 희망찬 투병기는 지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당시 고인은 주 2회 산행을 지속했다. 평일과 휴일에 각각 15㎞ 남짓 걷는 강행군이었다. 이를 두고 의사와 지인들 사이에서는 "무리하면 안 된다"와 "산행이 몸을 지탱하고 있다"는 의견이 맞섰다. 이 논란도 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 고인은 최근 청송 외씨버선길 완주에 도전하던 중 "숨이 차다"고 호소한 뒤 체력이 떨어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고인은 1970년 부산일보사 수습기자로 입사한 뒤 편집부장, 기획실장, 논설위원을 거쳐 2001년 정년 퇴직했다. 유족으로 부인 최계선, 딸 아람, 새봄, 사위 김태근, 노동호 씨를 두었다. 빈소 부산 수영구 광안동 서호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 발인 16일 오전 7시 30분. 발인 후 석봉산악회와 부산시민등산아카데미 주관 영결식. 장지 정관 부산추모공원. 010-9318-8382, 051-915-6092.
김승일 기자 dojun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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